수원에 거주하는 A(26)씨는 소위 '빵지순례(빵과 성지순례의 합성어)'를 다니는 '빵순이'다. 수원 행궁동, 광교 카페거리부터 가평까지 빵이 유명한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. 그런 A씨가 최근엔 편의점 투어를 다니고 있다. A씨는 "요즘 '연세우유 생크림빵'에 푹 빠졌다"면서 "빵을 사려고 퇴근 후 편의점만 4~5곳을 다닐 정도"라고 말했다.
편의점에서 판매하는 '양산빵'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. 추억 마케팅으로 흥행의 신호탄을 쏜 '포켓몬빵'과 '디지몬빵'을 필두로 품질을 높인 편의점 PB(자체 브랜드) 빵이 인기를 얻으면서다.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에, 맛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은 편의점빵이 베이커리 전문점 빵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모습이다.
맛과 가격 '두마리 토끼' 잡은 편의점 빵 큰 인기
포켓몬빵, 디지몬빵, 연세우유 생크림빵 등 열풍
가장 먼저 프리미엄 PB빵을 선보인 곳은 GS리테일의 GS25다. 2021년 1월, 기존 양산빵과 차별점을 둔 '브레디크'를 출시했다. 출시 후 100일 만에 510만개가 판매되며 성공을 거뒀다. 출시 첫 해 1천400만개가 판매돼 상품이 60여종으로 확대됐다는 게 GS25 설명이다. 이같은 흐름은 계속돼서, 올 8월 판매 수량 3천만개를 돌파했다. 브레디크 흥행에 올해 GS25의 베이커리 매출은 전년 대비 53.6% 신장했다.
BGF리테일의 CU가 올2월 출시한 연세우유 생크림빵도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 중이다. 현재까지 4종이 출시됐고 가격은 3천원 이하다. CU 점주들은 "없어서 못 판다"고 입을 모은다. CU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출시 6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. 올1~9월 디저트 매출이 전년 대비 116% 상승했는데, 그 중 연세우유 생크림빵이 디저트 매출 순위에서 1~4위를 휩쓴다는 설명이다. 전체 디저트 매출 중 연세우유 생크림빵이 차지하는 비중은 60%에 달한다.
고급화된 편의점 양산빵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. 한 업계 관계자는 "베이커리 전문점에서 5천원이 넘는 빵을 편의점에선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"며 "최근엔 양산빵의 품질도 높아지다 보니 찾는 이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"라고 말했다.
/윤혜경기자 hyegyung@kyeongin.com